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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초콜릿의 2막

  • 작성자 사진: Sharemelon
    Sharemelon
  • 1월 5일
  • 2분 분량

바삭함을 넘어 쫀득함으로, K-디저트의 똑똑한 진화법

2024년,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두바이 초콜릿' 열풍. 2025년 말인 지금, 그 유행은 끝났을까요? 아닙니다. 더 강력하고, 더 한국적인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딱딱한 초콜릿 바는 이제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디저트 쇼케이스를 점령했습니다. 편의점 매대부터 성수동 힙한 카페까지, 다시 한번 오픈런을 만들어내고 있는 이 '쿠키의 부활'은 브랜딩 관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단순한 유행의 반복이 아닌, 철저한 '현지화(Localization)'의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1. 초콜릿에서 쿠키로: 유행은 어떻게 진화했나?



유행의 시작은 단순했습니다. 두바이 초콜릿의 핵심 재료인 '카다이프(튀긴 면)'와 '피스타치오'의 수급이 안정화되면서, 한국의 디저트 장인들은 이를 다양한 메뉴에 접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푸딩, 케이크, 찹쌀떡 등 수많은 시도 끝에 살아남은 최후의 승자는 바로 '쿠키'였습니다. 하지만 서양의 바삭한 쿠키가 아닙니다. 마치 떡이나 약과처럼 밀도 높고 묵직한, 한국형 '르뱅 스타일 쿠키'와 결합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2. 왜 하필 '쫀득 쿠키'인가?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오리지널 초콜릿보다 이 쿠키에 더 열광할까요? 그 답은 한국인의 '식감 DNA'에 있습니다.


  • '꾸덕+쫀득'에 대한 집착: 한국인은 입안에서 금방 사라지는 식감보다, 묵직하게 씹히는 '저항감'을 선호합니다. 이 쿠키의 도우는 밀가루 풋내 없이 꽉 찬 밀도로 만들어져, 씹을 때 마치 '브라우니'나 '구운 찰떡' 같은 쫀득함(Chewy)을 줍니다.

  • 완벽한 식감의 대비: 쫀득한 도우를 뚫고 들어가는 순간, 속에서는 버터에 볶은 카다이프가 '와삭' 하고 씹힙니다. '겉은 쫀득하고 속은 바삭한' 이 이질적인 식감의 조화가 주는 미각적 쾌감이 오리지널 초콜릿보다 훨씬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3. 소비자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쿠키를 대하는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 또한 달라졌습니다.

  • '단면샷'의 전시: 과거에는 마시멜로가 늘어나는 퍼포먼스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칼로 반듯하게 잘랐을 때 보이는 '꽉 찬 밀도감'을 전시합니다. 빈틈없이 꽉 들어찬 초록색 피스타치오 필링과 꾸덕한 쿠키지의 단면은 "재료를 아끼지 않았다"는 시각적 만족감을 줍니다.

  • 얼먹 챌린지: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더 맛있는 식감을 찾아냅니다. 쿠키를 냉동실에 얼려 더욱 꾸덕꾸덕하고 단단하게 만든 뒤(일명 '얼먹'), 이를 ASMR처럼 씹어 먹는 영상이 숏폼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4. 기업과 브랜드의 대응 전략

이 거대한 흐름 앞에 기업들은 두 가지 갈래로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 편의점(CVS)의 '가성비' 공략: CU, GS25 등은 발 빠르게 대량 생산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4,000원 대가 넘는 카페 쿠키의 절반 가격으로,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이들은 '진짜 카다이프' 대신 식감이 유사한 대체면을 사용하더라도, 대중이 원하는 '쫀득한 식감'과 '피스타치오 향'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며 유행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 개인 카페의 '하이엔드(High-end)' 전략: 반면, 힙한 개인 브랜드들은 '진정성'으로 승부합니다. "우리는 시판 페이스트가 아니라 100% 원물 피스타치오를 쓴다", "대체면이 아닌 진짜 카다이프를 쓴다"는 것을 강조하며 개당 5~6천 원이 넘는 고가 전략을 취합니다. 이는 편의점 제품으로 입문한 소비자들을 '진짜 미식'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합니다.


결론: 트렌드는 죽지 않는다, 다만 변형될 뿐

'두바이 쫀득 쿠키' 현상은 우리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줍니다. 해외의 낯선 트렌드(두바이 초콜릿)가 한국 시장에서 롱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국인이 사랑하는 익숙한 문법(쫀득한 쿠키)으로 번역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행은 돌고 돕니다. 하지만 그저 도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와 입맛에 맞게 끊임없이 진화하며 생존합니다. 바삭한 초콜릿이 쫀득한 쿠키가 되어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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